출퇴근 길, 장 보러 가는 길에 은행나무가 보입니다.
가을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에 걱정의 목소리가 많지만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은행나무를 보며 가을을 느낍니다. 노란빛 은행나무 사이로 미쳐 초록빛을 떨궈 내지 못한 몇 그루의 은행나무에게 시선이 붙들립니다.
가을의 찬바람이 느껴지던 날 불현듯 따뜻한 겐마이차가 생각났습니다. 오랜만에 마신 겐마이차는 오늘 본 은행나무와 같이 저에게 가을과 여름의 경계를 느끼게 하는 차였답니다.
겐마이차는 우리말로 현미녹차로 녹차에 볶은 현미를 넣은 일본차입니다(동서식품의 현미녹차와는 상당히 다른 맛입니다). 재밌게도 티 브랜드에 따라 녹차+볶은 현미 / 녹차+볶은 현미+말차가루 / 녹차+볶은 현미+허브나 꽃잎 등 블렌딩을 달리합니다. 그래서 겐마이차 하나로 초록과 노랑의 경계, 여름과 가을의 경계, 혹은 봄까지 상상하게 하는 맛을 즐길 수 있게하니 차 하나로 다양한 공감각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실 제가 마신 겐마이차는 리쉬티의 겐마이차로 말차가루가 들어가 있어 올해 9월 같은 여름 옷을 입은 가을 맛이었답니다.
계절이 바뀌면 기온과 일조량에 변화가 생기고 이런 변화는 사람의 신체리듬에도 영향을 줍니다. 차가워진 바람에 따뜻하고 고소한 겐마이차가 떠오른 것도 계절과 신체리듬의 변화에 따른 것이겠죠.
일조량이 줄어드는 계절에는 비타민D가 부족하여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도 부족해진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즐거움과 안정감을 느끼기도 힘들어지고, 의욕이 줄어들고 몸은 무거워지면서 졸리고 단것을 찾게 된다고 하네요. 아마도 '가을을 탄다'는 것이 저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날 아침, 점심, 저녁에 마시면 좋은 차를 소개합니다. 비타민D 보충을 위해서는 일주일에 2~3회, 10~20분 햇빛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니 텀블러에 따뜻한 차를 담아 걷고, 노랑과 초록의 경계를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잔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