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했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추석이 될 때까지 오지 않던 가을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몇 달 전 기상청에서는 계절별 구간을 재설정하는 작업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의 4계절은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 겨울(12~이듬해 2월)로 각각 3개월로 균일했죠. 하지만 앞으로는 기후 변화로 여름은 4개월(5~9월), 가을은 2개월(10~11월)로 조정된다고 합니다.
*최근 10년의 여름은 기온상으로 이미 5~9월이었다는 놀라운 사실...😔
달력과 현실 계절의 어그러짐 속에서 가을을 기다렸던 저는 이런 말들을 자주 했습니다.
(높아진 하늘을 보고) 가을인가….?
(추석에도 반팔을 입은 나) 아직 가을 아닌가 봐.
(다리 사이를 파고드는 고양이를 보며) 가을이네!
최근 10년 동안 여름이 9월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이미 달력이 아니라 기온과 날씨, 자연과 도시 풍경, 신체와 정서적 변화를 통해 계절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최근 ‘찐 가을'을 느낀 순간은 두 가지였는데요, 하나는 샤워 후 정강이에서 느껴지는 건조함. 또 다른 하는 산책하는 동네 강아지의 털 찐 모습이었답니다. 건조한 정강이는 바디로션으로 마무리하고 털 찐 동네 강아지(혹은 조끼를 입은)를 발견하면 그들의 귀여운 뒷모습까지 주시하며 조용히 미소를 짓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자신만의 가을 체감법이 있으신가요?
앞으로 가을은 더 깊어지고, 자연과 도시 풍경도 더 진한 가을로 변해갈 텐데요,
“가을. 너라는 존재. 더 작고 소중해졌구나”하는 마음으로 순간순간의 가을을 깊게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